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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모임에서 산엘 갔다네
오늘 주제는 앵초
계곡을 따라 올라가다가
갑짜기 내가 질문을 했네
만약 이러다가 산삼이라도 큰 놈 하나 캐게 되면
자네들은 누구 입에 넣어 줄 건가
잠시 고민을 하더니
친구 한 놈은 아내를 준단다
또 한 친구는 큰자식에게 준단다
그럼 너는 누구 줄 건데 하길래
나도 비실비실 큰딸에게 줄 거야 했지
그러고 보니,
에끼 이 후레아들놈들아
너도 나도 어느 놈 하나
늙으신 부모님께 드린다는 놈 없네
우리 어머니 들으시면 우실까 웃으실까
다행히 제 입에 넣겠다는 놈은 없네
더 다행인 것은 산삼이 없네
눈앞에 앵초 무더기 환하게 웃고 있네
(그림 : 진상용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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