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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 - 살아간다는 것은시(詩)/이외수 2016. 2. 6. 10:33
이제야 마음을 다 비운 줄 알았더니
수양버들 머리 풀고 달려오는 초여름
아직도 초록색 피 한 방울로 남아 있는
그대 이름...
돌아보면 인생은 겨우 한나절...
아침에 복사꽃 눈부시던 사랑도
저녁에 놀빛으로 저물어 간다고...
그대는 오지 않았다...
사랑이 깊을수록
상처도 깊어
그리움 짙푸른 여름 한나절
눈부시게 표백되는
시간을 가로질러
세상에서
가장 쓸쓸한 음악으로
멀어지는 강물소리...
허송세월
발목 잡는 세속에 등 돌리고
세필에 맑은 먹물
가느다란 선 하나로 산을 그렸다
이런 날 그대는
어찌 지내시는가...
(그림 : 이영철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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