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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월 - 팔조령에서의 별보기시(詩)/서지월 2016. 2. 3. 12:20
우리는 팔조령에 별을 보러 갔지요.
가서는 다시 돌아오지 않으려고 별을 보러 갔지요.
두 발 동동 구르며 쳐다보는 밤하늘
어둠 속에 소풍 나온 바람과 함께 별을 보러 갔지요.
모여서 사는 것이 더 아름다운 거라고
별들은 우릴 내려다보며 노랠 불렀지요.
언덕 아래 옹기종기 모인 마을의 불빛과
밤 이슥해도 꺼질 줄 모르는 저들만의 눈짓이
우리가 모르는 골짜기가 되고 강물이 되어서
닭 울음소리 담을 뭉개는 새벽녘이면
또 어디로 쉬임없이 흘러갈지 몰라도
무시로 저무는 별을 봤지요.
어깨 겯은 나무들이 둥둥 떠오를 즈음
밤은 먼발치의 길을 덮고 언덕을 덮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겠다는 듯 우리는
얼굴 하나로 꼿꼿이 서서 별을 봤지요.팔조령(八助嶺) : 경상북도 청도군 이서면 팔조리에서 대구광역시 달성군 가창면 삼산리로 넘어가는 고개.
청도군 이서면에서 달성군 가창면으로 넘어가는 여섯 개의 주요 고개, 즉 우록재, 봉화재, 팔조령, 범재, 독지재, 상원산재 중에서
가운데 있는 팔조령(八助嶺)은 가장 낮은 해발 고도 398m의 고개이다.
조선 시대 한양으로 향하는 큰길인 영남 대로의 일부분이었지만,
팔조령 고개를 넘는 도로와 터널 개통 등으로 인하여 현재는 관광 코스로 활용되고 있다.
(그림 : 백중기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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