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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철 - 저녁 안부시(詩)/이기철 2015. 11. 18. 19:59
금호강 가에 저녁놀이 떨어집니다
일하던 사람들은 일손을 풀고
문패없는 집으로 돌아갑니다
우엉잎도 돌나물도 찾아볼 수 없는 밤이
울고싶은 사람만 마음놓고 울 수 있는 밤이
처마를 누르며 찾아듭니다
거친 들판에는 아무도 씨 뿌리지 않고
풀잎의 얼굴을 한 사람들만
미농지같은 잠을 청합니다
피나물과 바지락을 사들고 오는 아낙들의 얼굴이
더욱 멀어 눈시울을 적십니다
내일 아침 날빛 맞을 때까지
살아있는 이들이여
부디 편안하기 바랍니다(그림 : 박용섭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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