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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상호 - 혼자서 포장마차시(詩)/길상호 2015. 6. 25. 23:01
오늘의 술자리 막잔은
썰렁한 포차에서 들려 합니다
내개 포기했던 내게
소주도 한잔 권하면서
조용히 할 말이 많습니다
비닐 창의물방울처럼
쉴 새 없이 맺혔다 흘러내리는 나를
오늘은 다 받아줄 참입니다
그러나 탁자 맞은 편의 나는
내내 어두컴컴한 얼굴
좀처럼 말문을 열지 않습니다
맞은편 나의 술잔에
백열등 불빛을 조금 타 넣고
건배!, 건배!, 건배는
혼자만의 구호가 됩니다
모두 흘러내린 비닐 창으로 보니
가로등 앞의 나무도
그림자를 눈밭에 눕혀놓은 채
혼자서 떨고 있습니다
(그림 : 이채영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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