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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수 - 마음의 집 한 채시(詩)/이태수 2015. 5. 6. 11:45
집 한 채를 짓는다. 한밤 내
밀려오는 잠을 천장으로 떠밀며
마음의 야트막한 언덕, 고즈넉한 숲 속에
나지막한 토담집 하나 빚어 앉힌다.이따금 무거운 마음 풀어 내리던
청솔 푸른 그늘.
언제나 그늘 드리워 주던 그 나무들로
기둥도 서까래도 만들어 둥근 지붕의
집을 세운다. 달빛과 별빛,
서늘한 바람 몇 가닥 엮어
새소리 풀벌레 소리도 섞어
벽과 천장, 방바닥을 만든다.
마음의 야트막한 언덕, 고즈넉한 숲 속에
나지막이 앉아 있는 토담집 하나.
풀잎에 맺힌 이슬처럼 깨어 있을
마음의 집 한 채 가만가만 끌어 앉는다.(그림 : 박락선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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