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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수권 - 청학동(靑鶴洞)에서시(詩)/송수권 2015. 2. 8. 14:27
겨울이 오면 깊은 잠에 들겠다
오랜 순례자의 잠 끝에 비치는 꿈
노자(老子)의 흰 수염이라도 만져보겠다
가시내야 山가시내
네 눈동자 그믐밤 같아 정이 들면
너와지붕 추녀끝 고드름 발을 치고
깊은 잠에 들겠다
천지에 죽은 듯이 눈이 쌓이고
뒷산 구름에 눈사태 지면
꿈 깬 잠 도로 들고
꿈속에서 너의 썰매를 끄는 나는 한 마리 개가 되겠다
가시내야 山가시내
산삼(山蔘)잎에 구르는 네 목소리
꿈속에서도 자주 눈사태처럼 들리고
늦은 二月에서야 나는 저 줄을 선 닥나무밭
닥나무 노오란 닥꽃으로 피어나겠다(그림 : 이섭열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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