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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인 - 예래바다에 묻다시(詩)/김사인 2014. 10. 30. 01:16
눈감고 내 눈 속 희디흰 바다를 보네설핏 붉어진 낯이 자랑이었나
그대 알몸은 그리워 이가 갈리더라 하면 믿어는 줄거나
부질없이 부질없이 손톱만 물어뜯었다 하면 믿어는 줄거나
내 늙음 수줍어
아닌 듯 지나가며 곁눈으로만 그댈 보느니
어쩔거나
그대 철없어 내 입안엔 신 살구 내음만 가득하고
몸은 파계한 젊은 중같아 신열이 오르니
그립다고 그립다고 몸서리치랴
오 빌어먹을, 나는 먼곳에 마음을 벗어두고 온 사내
그대 눈부신 무구함 앞에 상한 짐승처럼
나 속 울음 삼켜 병만 깊어지느니
예래 : 제주도 중문 동쪽 바닷가 마을
(그림 : 양준모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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