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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세실리아 - 곰소댁시(詩)/손세실리아 2014. 10. 29. 16:01
고등어 배 갈라 속 긁어내는데
단 몇 초도 안 걸린다는 곰소댁
낭창거리는 칼날이
그 여자 잰 칼질의 이력이라는데뱃놈 시절엔 계집질로 뭉칫돈 탕진하고
말년엔 노가다 십장질로 알탕갈탕 번 돈
노름방에 홀랑 갖다 바친 서방 덕에
새새틈틈 갈라진 손으로
등 푸른 어육의 배를 째고
물컹한 내장 그악스레 훑는다는
수협 공판장 일용직 잡부 곰소댁하루도 질 날 없는 멍꽃에
신신파스 도배하듯 붙이며
"조강지처는 맷구럭, 첩은 좆구럭 "
구시렁거리다 재차 쥐어 박힌다는
그 여자 넋두리엔 소금기만 간간하다는데빈속에 해장이라도 한 잔 걸칠 양이면
야속함도 탓함도 싹 잊어버리고
침 발라 헤아린 일당 단단히 챙겨
집으로 직행한다는 맹하고 선한 곰소댁
휘어진 등, 곱은 손!(그림 : 장천석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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