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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자 - 씨앗을 받으며시(詩)/허영자 2014. 10. 8. 00:22
가을 뜨락에
씨앗을 받으려니
두 손이 송구하다
모진 비바람에 부대끼며
머언 세월을 살아오신
반백斑白의 어머니, 가을 초목이여
나는
바쁘게 바쁘게
거리를 헤매고도
아무
얻은 것 없이
꺼멓게 때만 묻어 돌아왔는데
저리
알차고 여문 황금빛 생명(生命)을
당신은 마련하셨네
가을 뜨락에
젊음이 역사한 씨앗을 받으려니
도무지
두 손이 염치없다.(그림 : 손선심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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