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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자 - 고향에서 멧돼지시(詩)/허영자 2016. 3. 18. 12:44
농투산이 마을에는
아직도
저녁연기가 따습다
둠벙을 푸면
살찐 추어가
한 망태기
아이들은
모두
떠나갔지만
당산나무는
당당히
마을을 지키고
“네 이 녀석들 멧돼지들아
논밭을 갈지도 씨 뿌리지도 않은 네가
곡식을 축내다니…”
쩌렁쩌렁 울리는
늙은 음성이
아직도 우렁차다.
(그림 : 김주형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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