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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동규 - 바다새들시(詩)/황동규 2014. 8. 21. 13:13
어시장도 끝나고 고기들도 자리 뜨고
배들은 찬물에 배 담그고
닻줄 거머잡고 떨며
별빛 뚫린 겨울 하늘
하늘의 전부를 올려다본다.
가볍고 자주 떠는 살을 나도 가졌다.
어둠 속에 두 날개 꼭 끼고
바다새들이 날아와
작은 부리로 떨며
허공을 쪼으는 소리 들린다.
덮어 씌운 하늘 어느 한 편에
형틀처럼 날개 지닌 조그만 자들.
기다려,
방파제 뒤로 멀리 물러간 바다를
어디선가 만나
모든 살로 껴안고
미친 듯 쪼아댈 때를.(그림 : 홍경표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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