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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송자 - 닭발들은 말한다시(詩)/시(詩) 2014. 8. 17. 17:07
사람들은 그렇다 뱉어버린 말들이 어떻게 상처가 되는지 모른다
우리의 감추어진 슬픔이 얼마나 큰지날마다 부푸는 이스트같은 꿈이 무엇인지도 알지 못한다
다만 닭대가리니 똥집이니 닭발이니 운운하면서쓰잘데기 없는 말들을 힘주어 말할 때 우리의 일부는 그렇게 뭉그러진다
어차피 거덜난 바, 한때 둥근 하루를 폼나게 생산하던 알집도 유산당했으니이제 당신들이 포장을 걷어내고 별이 될 때까지 술을 마신다 해도
작신하게 우리의 발을 씹는다 해도 눈도 깜짝하지 않을 것이다
애초에 우리는 믿었었다날개가 있으니 날 수 있을 거라고 저 푸른 창공을 향하여
철이 들면서 점점 더 우스워졌다담장과 담장 사이 겨우 그만한 날기가 생애 전부였다고 당신들은 비웃었다
그러나 아직 우리의 발들은 성하다
구들장만하게 떠오르는 그리움 그 새벽 텃밭을 꿈처럼 쪼으며 걸어갈 것이다 별이 지면(그림 : 김주형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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