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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송자 - 끝을 달래다시(詩)/시(詩) 2014. 8. 17. 17:04
갈길이 멀었다지요
어여어여 거시기하게 가시랑께요
어머니 동짓날 붉은 팥죽 뿌리며
잡귀신 달래어 보내듯
황급히 떠나보내고 싶습니다 , 이 겨울
따뜻한 마음으로 살아내지 못하는
팽팽한 거리에서
확, 때려 엎는 일만 생각했습니다
아니다 아니다 이 게 아니다 싶어
나를 피우는 일에 애도 써 봤습니다
어째서
때도 없이 뚝뚝 지고 마는
꽃이랍니까, 대체
눈만 뜨면 살아내야지, 견뎌내야지
그러다가 속이 뒤집혀 약 오른 모가지
바짝 치켜들면
아 , 붉게 떨어진 동백꽃이었습니다
바닥,
이제 귀한 일 하나 남았습니다(그림 : 양준모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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