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재삼 - 어떤 귀로(歸路)시(詩)/박재삼 2014. 8. 14. 23:58
새벽 서릿길을 밟으며
어머니는 장사를 나가셨다가
촉촉한 밤이슬에 젖으며
우리들 머리맡으로 돌아오셨다.
선반엔 꿀단지가 채워져 있기는커녕
먼지만 부옇게 쌓여있는데,
빚으로도 못갚는 땟국물 같은 어린 것들이
방안에 제멋대로 딩굴어져 자는데
보는 이 없는 것,
알아주는 이 없는 것,
이마 위에 이고 온
별빛을 풀어놓는다.
소매에 묻히고 온
달빛을 털어놓는다.(그림 : 이원진 화백)
'시(詩) > 박재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박재삼 - 병후에 (0) 2015.12.12 박재삼 - 세상을 몰라 묻노니 (0) 2015.01.29 박재삼 - 한(恨) (0) 2014.02.17 박재삼 - 강물에서 (0) 2014.02.11 박재삼 - 내 사랑은 (0) 2014.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