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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완하 - 별들의 고향시(詩)/김완하 2014. 7. 18. 22:01
어머니는 집 가까운 콩밭에 김을 매시고저녁이 되어서야 맨발로 호미와 고무신을 들고 돌아오셨지요.
우물가 빨랫돌 위에 고무신을 닦아 놓으시고, 하루의 피로를 씻으시던 저녁,
땅거미가 내릴수록 더욱 희게 빛을 발하던 어머니의 고무신.
어머니의 땀 밴 하루가 곱게 저물면 이제 막, 우물 안에는 솔방울만한 별들이
쏟아지고 갓 피어난 복숭아도 살포시 꽃잎을 사리는 것이었지요
지금 우물은 자취 없이 사라지고 말았는데,싱싱한 꿈 길어 올릴 두레박줄 내릴 곳 없는데,
이제는 그곳에 서보아도 뒷산 솔바람 소리도 들리지 않는데,
나의 저 어린 시절 어머니의 흰 고무신이 빛나던 저녁,
우리 집 우물에서 솟아나던 별들은 다 어디로 간 것일까요
(그림 : 이혁인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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