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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경옥 - 비는 그리움을 부른다시(詩)/시(詩) 2014. 6. 28. 23:46
비는 지붕 위를 타고
처마 끝을 향해
토옥~토옥~
양은 세수대야 속으로
잊었던 음을 퉁기며 온다
비 오는 날이면
일 나가지 못한 어머니
논두렁 밭두렁 둘러보고 오실 때
머리카락 끝에서 무수히 떨어지던 음표들
눈썹 끝을 따라
볼 위를 타고 코끝에서
가슴으로부터 파문을 일으키는
음표들이 불러낸 낯익은 냄새~
귓가를 스쳐
머릿속을 건너
가슴 한 가운데로 저벅저벅 걸어 들어온다
가마솥 뚜껑에 모처럼 해주신
노릇노릇 잘 익은 파전에
들깻잎 부침개
매콤한 고추부추전.(그림 : 김상용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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