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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필균 - 내 마음에 연등을 달고시(詩)/목필균 2014. 5. 17. 01:13
여린 바람에도 흔들리는 마음
힘겹게 부려놓는다.
법당으로 들어서는 가지 많은 나무
몸에서 나는 절은 때
향을 피워 가리고
백 팔 배로 머리 속을 지운다
합장하는 두 손
꿇어앉는 두 무릎
바닥에 닿은 백 여덟 번의 이마들
탐욕을 먹으면 탐욕을 잘라내고
분노를 만나면 분노를 비워내고
미련을 행하면 미련을 쓸어내고
미움을 마시면 미움을 몰아내고
사랑을 품으면 사랑을 풀어내고
스치는 바람에도 베이는 아린 상처가
무성하게 자란 잡초로 뽑혀지고서야
촛불로 밝혀지는 정좌된 마음
마음의 거울 맑게 닦이면
눈부신 오월의 햇살 속으로
처마 끝 풍경마다 방생의 소리를 낳는다(그림 : 한희환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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