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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깊이 아파본 사람처럼 바닷물은 과묵하다
사랑은 증오보다 조금 더 아픈 것이다
현무암보다 오래된 물의 육체를 물고 늘어지는
저 땡볕을 보아라
바다가 말없이 품고 있던 것을 토해낸다
햇빛을 키우는 것은 단 하나다
한 방울의 물마저 탈수한 끝에 생긴
저 단단한 물의 흰 뼈들
저것이 하얗게 익힌 물의 석류다
염전에서 익어가는 흰 소금을 보며
고백한다, 증오가 사랑보다 조금 더 아픈 것이었음을
나는 여기 얼마나 오래 고여
상실의 날들을 견디고 있었던 것일까
아주 오래 깊이 아파본 사람이
염전 옆을 천천히 지나간다
어쩌면 그는 증오보다 사랑을 키워가는
사람일지도 모른다(그림 : 황기록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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