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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응 그래 저 수백리를
맥맥히 이어받고 이어가는 도란 물결소리
슬픈 어족(魚族) 거슬러 행렬하는 강
차라이 아쉬움에
내 후련한 연륜과 함께
맛보듯 구수한 이야기 잊고
어드맬 흘러갈 금호강
여기 해뜨는 아침이 있었다
계절풍과 더불어 꽃피는 봄이 있었다
교교히 달빛 어린 가을이 있었다.
이 나룻가에서
내가 몸을 따루며 살았다.
물소리를 듣고 잠들었다.
오랜 오늘
근이는 대학을 들고
수방우와 그리고 선이가 죽었다는
소문이 도시 믿어지지 않은,
이 나룻가
오릇한 위치에 내 홀로 서면,
지금은 어느 어머니가 된
눈맵시 아름다운 연인의 이름이,
아직도 입술에 맵돌아
사라지지 않고,
이 나룻가 물을 마시고 받은
내 청춘의 상처
아- 나의 병아(그림 : 조규석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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