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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우 - 물의 베개시(詩)/박성우 2014. 2. 16. 23:09
오지 않는 잠을 부르러 강가로 나가
물도 베개를 베고 잔다는 것을 안다물이 베고 잠든 베갯머리에는
오종종 모인 마을이 수놓아져 있다낮에는 그저 강물이나 흘려보내는
심드렁한 마을이었다가수묵을 치는 어둠이 번지면 기꺼이
뒤척이는 강물의 베개가 되어주는 마을,물이 베고 잠든 베갯머리에는
무너진 돌탑과 뿌리만 남은 당산나무와
새끼를 친 암소의 울음소리와깜빡깜빡 잠을 놓치는 가로등과
물머리집 할머니의 불 꺼진 방이 있다물이 새근새근 잠든 베갯머리에는
강물이 꾸는 꿈을 궁리하다 잠을 놓친 사내가강가로 나가고 없는 빈집도 한 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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