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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에 창호지를 발라보았지요
창호지를 겹쳐 바르며
코스모스 꽃무늬도 넣었지요
서툰 솜씨에
울어, 주름질 것 같던 창호지
햇살에 말리면
팽팽하게 펴졌지요
손바닥으로 두들겨보면
탱 탱 탱 덩 덩 덩
맑은 북소리 났지요
죽고 싶도록 속상하던 마음도
세월이 지나면
마음결 평평하게 펴져
미소 한 자락으로떠오르기도 하지요
(그림 : 김순겸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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