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남준 - 바람에 실어시(詩)/박남준 2014. 2. 9. 12:39
어찌 지내시는가
아침이면 어김없이 떠오르는 하늘의 해,
지는 노을 저편으로 수줍게 얼굴 내어미는 이미 고운 달,
그곳에도 무사한지.
올 장마가 길어 지루할 거라느니 유별나게 무더울 거라느니,
그런가보다, 그런가보다
흐르는 것은 물만이 아니었지,초복인가 했더니 어느덧 말복이 찾아들고 입추라니,
가을의 문턱에 들었다니 아, 그런가보다, 그런가보다,
이곳 모악의 밤도 이제 서늘한 입김 피워올리니 따듯한 불기가 간절하구려
보구 싶구려내 날마다의 밤 그리움으로 지핀 등
따듯한 온돌의 기운 바람에 실어 보내느니
어디 한 번 받아보시려나
서리서리 펼쳐보며 이 몸 생각, 한 점 해 주실런가
(그림 : 차수정 화백)
'시(詩) > 박남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박남준 - 봄날은 갔네 (0) 2014.02.09 박남준 - 흰 부추꽃으로 (0) 2014.02.09 박남준 - 최대의 선물 (0) 2014.02.09 박남준 - 봄 편지 (0) 2014.02.09 박남준 - 적막 (0) 2014.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