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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소월 - 접동새
    시(詩)/김소월 2014. 2. 8. 12:26

     

     

    접동

    접동

    아우래비 접동  

     

    진두강 가람가에 살던 누나는

    진두강 앞마을에

    와서 웁니다  

     

    옛날, 우리나라먼 뒤쪽의

    진두강 가람가에 살던 누나는

    의붓어미 시샘에 죽었습니다  

     

    누나라고 불러보랴

    오오 불설워

    시새움에 몸이 죽은 우리 누나는

    죽어서 접동새가 되었습니다  

     

    아홉이나 남아 되던 오랩동생을

    죽어서도 못 잊어 차마 못 잊어

    야삼경 남 다 자는 밤이 깊으면

    이산 저산 옮아가며 슬피 웁니다. 

    민담(民譚)의 시화(詩化), 민요 율격의 도입, 시어의 토착성, 민요적 짜임 등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5연의 민요조 서정시.

    아홉 오랍(여자가 자기 남동생을 일컫는 말) 동생을 두고 의붓어미 시샘에 죽은 진두강 가람 가에 살던 누이의 혼이 접동새가 되어

    진두강 앞 마을로 날아와 운다는 민담을 수용하여 형제간의 지극한 사랑과 육친애의 정한(情恨)을 표현한 작품이다.
    제 1연은 접동새 울음을 통하여 시의 분위기를 암시해 주는 연이다.

    ‘접동/ 접동/ 아우래비 접동’은 ‘의붓 어미 시샘’ 때문에 죽은 누나의 원혼이 접동새가 되어 우는 소리의 의성어이며,

    ‘아우래비’는 ‘아홉 오라비’의 의미와 접동새의 울음을 환기시켜 준다.

    이는 시인의 뛰어난 언어 감각을 보여 주는 부분으로, 음과 의미의 유기적 구조화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아우래비 접동’은 이 시에 민담적 소재를 끌어들이는 도입부의 역할을 한다.
    2연부터는 시의 민담적 요소와 의미가 제시된다.

    이 시의 화자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제3자의 입장에 서 있다.

    다시 말해, 이 시는 주관적 서술이 아닌 객관적 서술로 되어 있다는 말이 된다.

    이 시에서 화자의 주관적 감정이 개입되고 있는 부분은 ‘누나라고 불러 보랴/ 오오 불설워’ 한 부분뿐이다.

    ‘불설워’는 ‘불쌍하다’와 ‘서럽다’가 복합된 말로, ‘불쌍하고 서러워’가 된다.

    의붓 어미(시아버지의 후실)의 시샘에 비명에 간 누나의 원혼이 접동새가 되어서,

    아직 살아 남아 있는 아홉이나 남아 되는 오랍동생을 못잊어, 야삼경에 울고 다니는 것이 불쌍하고도 서럽다는 표현인 것이다.
    이처럼 시의 내용이 접동새에 관계된 민담의 소개일 뿐이지만 이것이 독자에게 원한과 슬픔의 정조를 공감하게 하는 까닭은,

    민담 자체가 지닌 한과 슬픔의 정조 때문이며 이러한 민담적 요소는 민족 집단의 공유물로서 그 민족의 보편적 심리를 표출해 주기 때문이다.

    주제는 ‘애절한 육친애의 정한(情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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