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용운 - 나는 잊고저시(詩)/한용운 2014. 1. 26. 21:44
남들은 님을 생각한다지만
나는 님을 잊고저 하여요
잊고저 할수록 생각하기로
행여 잊힐까 하고 생각하여 보았습니다.잊으려고 생각하고
생각하면 잊히지 아니하니
잊도 말고 생각도 말아볼까요
잊든지 생각든지 내버려두어볼까요.
그러나 그리도 아니 되고
끊임없는 생각 생각에 님 뿐인데 어찌하여요.구태여 잊으려면
잊을 수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잠고 죽음 뿐이기로
님 두고는 못하여요.아아. 잊히지 않는 생각보다
잊고저 하는 그것에 더욱 괴롭습니다.(그림 : 박항율 화백)
'시(詩) > 한용운'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용운 - 인연설 2 (0) 2014.02.01 한용운 - 인연설 3 (0) 2014.02.01 한용운 - 해당화 (0) 2014.01.02 한용운 - 꿈과 근심 (0) 2013.12.23 한용운 - 꿈 깨고서 (0) 2013.1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