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가 죽었는지
꽃집에 등이 하나 걸려 있다꽃들이 저마다 너무 환해
등이 오히려 어둡다, 어둔 등 밑을 지나
문상객들은 죽은 자보다 더 서둘러
꽃집을 나서고
살아서는 마음의 등을 꺼뜨린 자가
죽어서 등을 켜고 말없이 누워 있다때로는 사랑하는 순간보다
사랑이 준 상처를생각하는 순간이 더 많아
지금은 상처마저도 등을 켜는 시간누가 한 생애를 꽃처럼 저버렸는지
등 하나가
꽃집에 걸려 있다(그림 : 박미애 화백)
'시(詩) > 신석정'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석정 - 자작나무 숲을 가던 소년을 위한 시 (0) 2014.01.26 신석정 - 오월이 돌아오면 (0) 2014.01.26 신석정 - 아직은 촛불을 켤 때가 아닙니다 (0) 2014.01.26 신석정 - 대바람 소리 (0) 2014.01.26 신석정 - 나의 꿈을 엿보시겠읍니까? (0) 2014.0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