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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림 - 밴댕이를 먹으며시(詩)/이가림 2014. 1. 21. 21:45
무게없는 사람을
달아 보고 또 달아 보느라
늘 입속에 말을 우물거리고만 있는
나 같은
반벙어리 보라는 듯
영종도 막배로 온 중년의 사내 하나
깻잎 초고추장에
비릿한 한 움큼의 사랑을 싸서
애인의 입에 듬뿍 쑤셔넣어 준다
하인천 역앞
옛 청관으로 오르는 북성동 언덕길
수원집에서
밴댕이를 먹으며
나는 무심코 중얼거린다
그렇지 그래
사랑은
비릿한 한 움큼의 부끄러움을
남몰래
서로 입에 넣어주는 것이지.....
(그림 : 전찬욱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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