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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양희 - 나무에 대한 생각시(詩)/천양희 2014. 1. 8. 18:10
오래된 나무를 보면
삶 속의 나이테가 보인다
줄기는 줄어들고 뿌리만 깊다
사는 게 이런 거였나 중얼거린다
도대체 뿌리가 어디까지 갔기에
가도 가도 뿌리내리지 못하는지
참을 수 없이 가볍게 살고 싶지만
삶이 덜컥, 뿌리 뽑히는 것 같아
무지하게 겁이 난다
마지막이란 그렇지,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닐테지
나무 중에서 제일 굽은 나무들도
이름 모를 잡목들도
숲속으로 몸을 들이미는데
시퍼런 참, 나무가
아, 안된다 바람에도 아니 흔들려야 한다
뿌리박고 곧게 서 있을 때 너는 너인 것이다
절대로 굽히지 않는 그게 너 자신인 것이다
(그림 : 안기호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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