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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일 - 구천동(九天洞)시(詩)/박태일 2014. 1. 8. 15:21
사람들은 혼자 아름다운 여울,
흐르다가 흐르다가 힘이 다하면
바위귀에 하얗게 어깨를 털어버린다.
새도 날지 않고 너도 찾지 않는 여울가에서
며칠째 잠이나 잤다.
두려울 땐 잠 근처까지 밀려 갔다 밀려 오곤 했다.
그림자를 턱까지 끌어당기며
오리목(五里木)마저 숲으로 돌아누운 저녁,
바람의 눈썹에 매달리어 숨었다.
울었다.
구천동(九天洞) 모르게 숨어 울었다
(그림 : 하명수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