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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학 - 비나리 윤씨 전하기를시(詩)/안상학 2013. 12. 27. 22:27
그 영감 그러데
내 나이 80에 송이 하나 갖고 이 지랄은 처음이여.
내가 이래봬도 50년 전부터 저 산에서 송이를 땄어.
누가 감히 날더러 송이를 따라 마라 해.
제깐 놈이 산을 샀으면 샀지. 난 판 적 없어.
내가 우리 땅, 우리 산에 그놈의 송이 한 뿌리 따지 못한다면 인간도 아니지.
아 썩을 놈의, 그럼, 노루새끼, 토깽이 새끼도 못 들어가게 해야지.
와, 멀쩡하게 두 발로 걸어다니는 놈, 그깐 버섯 하나 따먹는다꼬 지랄은 지랄이여.
내가 이래봬도 50년 전부터 저 산에서 송이를 따먹은 놈인데
시방와서 무슨 훼방은 훼방이야.
50년이 누 아 이름이가. 예끼 놈, 아나 송이 여기 있다!
그 영감, 팔뚝을 내지르는데 거참 힘있데
(그림 : 서인천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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