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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탁번 - 명사산(鳴砂山)시(詩)/오탁번 2013. 12. 26. 13:37
명사산(鳴砂山) 아득한 모래바람 속에서
긴 잠을 주무시는
혜초 스님을 월아천(月牙泉)으로 모셔다가
서울에서 가져온
마늘쫑 고추장 깻잎 안주 삼아서
곡차 몇 잔 마신다
스님의 잠동무 아주 잘 해온
사막의 계집들도 불러내어
꼭두서니빛 꽃을 피우는
낙타초 가에 앉혀두고
스님한테 옛 사직(社稷)의 흥망을 아뢴다
즈믄 해 동안 잠동무하면서스님한테 살가운 간지럼 많이나 태운
양젖냄새 나는 위구르 계집과
말젖냄새 나는 흉노 계집이
정말 갸륵해
월아천(月牙泉) 옥빛 물로 옥가락지 만들어
모래울음 보채는 손가락 손가락에
하나씩 끼워준다
(그림 : 홍성모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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