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르는 물도 때로는
스스로 깨지기를 바란다
까마득한 낭떠러지 끝에서
처연하게
자신을 던지는 그 절망
사람들은 거기서 무지개를 보지만
내가 만드는 것은 정작
바닥 모를 수심(水深)이다
굽이치는 소(沼)처럼
깨지지 않고서는
마음 또한 깊어질 수 없다
봄날
진달래, 산벚꽃의 소매를 뿌리치고
끝 모를 나락으로
의연하게 뛰어내리는 저
폭포의 투신(그림 : 안영목 화백)
'시(詩) > 오세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세영 - 봄날에 (0) 2013.12.18 오세영 - 이별의 말 (0) 2013.12.18 오세영 - 바닷가에서 (0) 2013.12.18 오세영 - 첫사랑 (0) 2013.12.18 오세영 - 강물 (0) 2013.1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