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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성 - 얼은 강을 건너며시(詩)/정희성 2013. 12. 13. 14:35
얼음을 깬다.
강에는 얼은 물깰수록
청청한 소리가 난다.
강이여 우리가 이룰 수 없어
물은 남 몰래 소리를 이루었나
이 강을 이루는 물소리가
겨울에는 죽은 땅의 목청을 트고
이 나라의 어린 아희들아
물은 또한 이 땅의 풀잎에도 운다.
얼음을 깬다.
얼음을 깨서 물을 마신다.
우리가 스스로 흐르는 강을 이루고
물이 제 소리를 이룰 때까지
아희들아.
(그림 : 이황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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