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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효근 - 눈이 내리는 까닭시(詩)/복효근 2013. 12. 12. 22:15
실내에서 기르던 제비꽃이
꽃을 맺지 아니하거든
냉장고에서 하루쯤 넣었다가 내놓으라고 합니다
한겨울 추위에 꽁꽁 얼어보지 않은 푸나무들은
제 피워낼 꽃의 형상을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일까요
차고 시린 눈이 꽃처럼 내리는 것은
바로 그 까닭입니다
잠든 푸나무 위에 내려앉아
꽃의 기억들을 일깨워줍니다
내 안의 꽃들을 불러외우며
나 오늘 눈 맞으며 먼 길 에돌아갑니다
(그림 : 윤석배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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