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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규원 - 비가 와도 이제는시(詩)/오규원 2013. 12. 9. 18:17
비가 온다 어제도 왔다
비가 와도 이제는 슬프지 않다
슬픈 것은 슬픔도 주지 못하고 저 혼자 내리는 비 뿐이다
슬프지도 않은 비 속으로 사람들이 지나간다
비 속에서 우산으로 비가 오지 않는 세계를 받쳐 들고
오, 그들은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비가 온다
슬프지도 않은 비
저 혼자 슬픈 비
우산이 없는 사람들은 비에 젖고
우산이 없는 사람들은 오늘도 가면도 없이 맨얼굴로
비 오는 세계에 참가한다
어느 것이 가면인가
슬프지도 않은 비
저 혼자 슬픈 비(그림 : 김동욱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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