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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윤 - 산길 오르며시(詩)/서정윤 2013. 12. 7. 11:57
억새들이 한쪽으로 누우며
소리지른다.
바람은 그냥 지나가곤
오지 않는다.
햇볕 따스한 곳사이좋게 누운 무덤들이 다정하다.
그들이 나누는 얘기들은
지나간 시간의 아쉬움.
아무 소용없는 것들에 얽매여
허비해 버린 삶에 대한 질책조차
시간의 바퀴를 되돌릴 수는 없다.
이젠 그저 한 줌 먼지로 녹아질뿐이승의 미련은 다 날아가고
억새가 바람에 밀리며 소리지른다.
어디에 누워 뒹굴며
어떤 풀의 뿌리를 위해
내 삶의 나머지를 꽃피워야 하나
지나간 시간은 너무 빨리 가버린다
(그림 : 박광진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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