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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태준 - 저물어가는 강 마을에서시(詩)/문태준 2013. 11. 24. 19:12
어리숙한 나에게도
어느 때는 당신 생각이 납니다
당신의 눈에서 눈으로
산그림자처럼 옮겨가는 슬픔들
오지항아리처럼
우는 새는 더 큰
항아리인 강이 가둡니다
당신과 나 사이
이곳의 어둠과 저 건너
마을의 어둠 사이에
큰 둥근 바퀴 같은 강이 흐릅니다
강 건너 마을에서
소가 웁니다
찬 강에 안개가
축축하게 젖도록 우는
소를 어찌할 수 없습니다
낮 동안 새끼를
이별했거나 잃어버린
사랑이 있었거나
목이 쉬도록 우는 소를
어찌할 수 없습니다
우는 소의 희고 둥근
눈망울을 잊을 수 없습니다
어리숙한 나에게도
어느 때는 당신 생각이 납니다(그림 : 이금파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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