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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교 - 오늘도 너를 기다린다시(詩)/강은교 2023. 4. 8. 07:11
오늘도 너를 기다린다
불쑥 나타날 너의 힘을 기다린다
너의 힘이 심줄들을 부드럽게 하고
너의 힘이 핏대들을 쓰다듬으며
너의 힘이 눈부신 햇살처럼
민들레 노란 꽃잎 속으로 나를 끌고 갈 때
내가 노란 민들레 속살로 물들고 말 때
얼음의 혓바닥이 흔들거리며
얼음의 왼발이 사라지고
얼음의 왼다리가 사라지고
이윽고
얼음의 오른발이 사라지고
얼음의 오른다리가 사라지고
낮게 낮게 흐르는 눈물이 시간이 될 때
그때를 기다린다
아무도 몰래 너를
이 바람 찬 세상에서(그림 : 이흥덕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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