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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권 - 엘도라도시(詩)/시(詩) 2022. 7. 7. 10:39
그물을 쳤다
골목은 그녀의 어장이었다
요리조리 빠져나가는
바람을 옭아매고 나면
잃어버린 도시로 갈 수 있다고 했다
어쩌다 이 너덜에 손을 짚었는지
주술처럼,
노란 주전자에 반죽을 풀어놓고
물고기 노래를 부른다
진정한 엘도라도는
황금으로 만들어지지 않았으니까
거리가 어두워질수록
고기의 눈은 밝아졌다
달빛에 구르는,
포장마치를 타고 가는 그녀는
출렁거리는 골목에 손을 씻는다
황금 물고기가 우수수 떨어졌다
(그림 : 김정호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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