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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두철 - 저녁 무렵시(詩)/시(詩) 2022. 5. 22. 11:45
당수동 사거리에
어둑한 산그늘이 내려앉았다
멀리서 온 저녁이
서산 노을을 붉게 물들이고
숲은 검은 옷으로 갈아입는다
허기진 걸음은 서둘러 집으로 가는 길
가로수 품에 안긴
참새 까치 비둘기들은
산 너머 저편 둥지를 찾아 날아가고
귀가를 서두르는 사람들
어둠을 밝혀 밥을 버는 사람들
하나둘 켜지는 가로등 불빛 아래 모여든다
어둠을 맞이하는
당수동 사거리엔 저물어가는 하루를 싣고
11 13-5번 버스가 간간이 다녀간다
저녁은 어느 버스에 실려 어느 마을로 가는 것일까
거리는 어둠으로 물들고 있다
(그림 : 황재형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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