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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늘 - 별 다방의 추억시(詩)/시(詩) 2022. 5. 20. 12:23
골 진 위험지역에서
가까스레 멈춘 마담의
드레스를 쫓는 눈이 매섭다
커피는 덤이다
주황색 공중전화
목청 높이고
단골손님 아침 인사에
미스김 엉덩이가 바쁘다
모닝커피라는 고급스런 주문은
계란노른자를 불러오고
마감 시간 놓친 아쉬움은
커피 한잔과 맞바꾼다
바람맞은 한숨이 꽂혀있는
메모판의 쪽지에는
이루어질 것 같지 않은 사랑이 잠을 잔다
쪽지의 주인은 쓰디쓴 블랙커피를 마셨으리
넥타이를 고쳐맨 사장님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별다방 한쪽 구석에는
눈총받는 고독이 커피를 마시고 있다
(그림 : 홍미옥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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