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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壁)이라고 막아서면 문이라도 내겠다고
손 푸른 도편수가 샅샅이 살펴 더듬듯
어딘가 숨었을 거야 숨통 트일 그런 곳이
천둥에 떨던 날림집 한 땀 한 땀 감침질하듯
버성긴 그물코를 이리 꿰고 저리 매듭져
푸르게 손잡아 주며 상록의 집 재우치듯
벽이라는 그늘진 말 가만가만 매만져서
바람이 불어오면 푸르게 담 넘겨주며
등 돌린 벽돌 다독여 연리지(連理枝)로 감싸듯
(그림 : 이미경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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