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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보철 - 본전은 했다시(詩)/시(詩) 2021. 12. 13. 16:58
텃밭
발걸음 먹여 키운 부추
두어 다발 자그마한 대야에 담아
눈길 드문 장바닥에 앉아
부추 사요. 부추 사세요
절반은 마수걸이로 이천 원 받고
흥얼거리는 노랫가락
어쩌다 지나치는 이
관심도 없는 듯
눈치 없는 뱃속은 꼬르륵
콩국수 한 그릇으로 어르고 달래고
떨이로 털어내는 남은 부추
천 원짜리 한 장 건너온다
삼천 원 부추에 사천 원 콩국수
그래도 좋다, 본전은 했다
숨통 트고 사람 구경했으니
털고 일어서니 시원한 바람 한 점 거닌다.(그림 : 김의창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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