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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 풀섶
키 큰 개망초꽃 목덜미를 타고 오른
메꽃 한 송이
논두렁에
밀밭 한 귀퉁이에
오솔길 달맞이 꽃대에
있는 둥 없는 둥
어쩌다 보이는 꽃
찢긴 꽃잎에 눈길 주다
돌아서는데
어디서 본 듯한
누군가를 닮은 그 꽃
있는 둥 없는 둥
낮엔 보이지 않다가
밤 깊으면
어쩌다 집에 들렀다 급히 떠나는
낯선 아버지
그 아버지를 붙잡고 살아가는
어머니는 메꽃이었다
(그림 : 박영규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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