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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래기는
몸의 물기가 마를수록
서걱임이 날카로워진다
날이 선다
마침내 뼈만 앙상한 고행상(苦行像)을 닮아간다
그 시래기를 된장국으로 끓이면
고향 흙벽 같은 눈빛으로 풀어진다
한때, 시래기를 쓰레기로 발음했던 내 영혼이 베인다
그 남루가, 더 아프다
(그림 : 백용준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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