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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건 - 버려진 기타시(詩)/시(詩) 2021. 5. 24. 12:28
길 지워진 그리움 접으면서
소리없이 운다
둘이서 하나가 되어 별을 노래할 때
오늘은 꽃샘추위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지
내일이 보이지 않는 시간은 너무 길어
끝내 외톨이가 되고
봄 같지 않은 봄이다
허름한 골목
수은의 불빛 시리고
세상의 모서리에 베이며
뿌리내리지 못하는 일터에서 돌아온 기타는
비스듬히 벽에 기대어
야윈 달을 쳐다본다
뒤척이는 잠 속에
떨어진 별 굴러다니고
아침에야 열어보는
홀어머니의 택배에
찡 하고 울리는 기타줄 하나
툭 하고 끊어지는 기타줄 하나
(그림 : 조석주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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