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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숙 - 오동나무 꽃시(詩)/시(詩) 2021. 5. 2. 09:29
오동꽃이 핀다
대수로운 일도 아니다 할테지만
그냥
담 아래서 오동꽃이 핀다
나를 낳은 슬픔으로 몰래 그 자리에 씨를 놓은
어머니의 눈물빛을 닮은 오동꽃이
오월 하늘에 사랑으로 핀다
치렁치렁 꽃을 피우다 어머니의 세월처럼 또 뚝뚝 질 테지만,
담 아래서 오동꽃이 핀다
이천 년이 넘도록 딸들은 아직도 태어나고 있어서
어머니는
몰래 담 아래 씨를 놓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그림 : 장용림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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