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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겐 화분이 몇 개 있다 그 화분들 각각 이름을 붙여주었지
만 어쩌면 따박따박 잊지 않고 잎 위에 내려앉는 햇빛이 그들
의 본명일지도 모르지 누구든 자신의 이름을 먹고 자라기 때문
이다 젖을 정도로 부어주는 물도 그들의 이름일 테지 흠뻑 젖
고 아래로 쏟아낸 물을 다시 부어주어도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
을 때 나는 나의 발을 보았다 거실의 부분, 환하다
(그림 : 최중섭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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