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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말화 - 포장마차시(詩)/시(詩) 2021. 1. 14. 10:15
사내들, 저녁이면 자주 저 별에 불시착했다
좆같은 세상 울화통 쏟아 놓으려
주황색 포장 펄럭이는 별에 몸을 부려놓았다
자식 대학 등록금보다 몇 배 낮은 임금
피땀속에 숨기며, 절망을 잔 위에 띄워
위로 받던 종착지
아직, 울분이 울분을 먹었던 시절은 가시지 않았다
언성 높은 걱정과 내일 없는 오늘을
이슬 앞에 세워두고
객기와 치기를 버무려 넘기던 시간이
지루한 연대라고 누가 지껄이나
도시미관, 노상적치물, 환경정비의
이름으로 사라져가는 남루한 인생
사라지는지 모르고 사라져가는 저 별똥별에
소원이라도 빌어야하나
옛날에 황금빛 포장을 들추고 들어가면 말이야~
추억 속에서나 끄집어내게 될 저 별
이, 사라진 거리의 지형은
얼마나 아름다워지려나
(그림 : 오상렬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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