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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규 - 빨래 널린 집시(詩)/김광규 2020. 12. 14. 17:00
산책 길 옆에 퇴락한 기와집
오들도 비어 있는 듯
마당과 옥상에 널어놓은
얼룩덜룩 빨래들
늘어난 셔츠와 해진 바지
빛바랜 치마와 꼬마 팬티
크고 작은 양말 들이
가끔 바람에 흔들리며
빈집을 지키고 있다
주인언 어디서 고단한 하루를 견디는지
애들은 어느 아가 방에 맡겨놓았는지
낮에는 알 수 없지만
저녁때는 단촐한 식구들
모여서 살고 있는 듯
(그림 : 이주영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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